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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건강 검진 결과 나왔어요???

만만리 2011. 9. 21. 09:53

나는 생긴것과는 반대로 신경이 예민해서인지 종종 불면증으로 잠을 못자는 경우가 많았다.

결혼직후 동료에게 어려움을 이야기 했더니, 저녁에 소주를 반주로 한잔씩하면 잠을 푹잘수있다고 조언을 해줘서

그날이후 약 20년 반주를 즐기며 건강 하게 살아오고 있다......

처음에는 한잔이 어느새 두잔이 되었고 그다음 반병이되고 이윽고 한병이되어 버렸다.

몇년전부터는 덤으로 캔맥주 하나가 두개되고, 최근에 막걸리가 건강에 좋다기에 막걸리까지 덤으로 즐기는..

그야말로 반주의 경지를 지나 초빼이(술 고래를 지칭함)수준이 나도 모르게 되어버렸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그런 수준에다가 필름이 자꾸 끊기면 이것은 그야말로 "알콜중독" 수준이란다.

필름이 자주 끊기진 않지만 기억능력이 떨어지는것을 느낄수 있었다.

야...내가 알콜중독자 인가보다....

그런데다 최근 주위 지인이 위암초기수술, 간암초기수술 했다는 소리가 들려오고, 최동원,장효조가 암으로 세상을뜨고...

내나이가 벌써....아직은 40대 초반인것 같은데...언제 세월이 흘러 오십이 넘어 버렸나...

그래서 지난주 부터 금주에 돌입하였다. 

첫날은...잠이 오지 않아 뒤척이다가 뜬눈으로 밤 샘, 눈탱이가 밤탱이됨.

둘째날은...토끼잠...다음날 눈이 천근이다. 하루종일 어질어질...

세째날...어머니 생신...술고래가 사이다 만 마시니 형들이 이상한 눈초리로 탐색을 한다.까딱했으면 금주가 도로아미 타불 될뻔했다...

네째날...아침 16킬로 조깅, 저녁 운동으로 몸을 피곤하게 만듬. 잠을 조금 잠.

다섯째날...저녁먹고 할것이 없다...매일 불던 흙피리도 시큰둥하다.잠을 조금더 잠.

여섯째날...행사가 있어 손님과 저녁식사...당분간 금주 사정이 있다고 양해를 구하고 사이다로 건배함..

               술 안먹는사람들의 회식때 느낌을 알수 있었음(죽을맛이였음)

               술안먹는사람이 일차,이차,삼차로 노래방,마무리로 술취한사람을위해 택시잡아주는사람들이 오늘에야 존경스러움.

일곱째날...저녁먹고 할일이 없어 운동갔다가 와서 잠자리에 드니...큰놈이 걱정스런 표정으로 " 아빠! 건강 검진 결과 나왔어요? 한다..

평소에 즐기던 술을 끊고 평소에도 말이 별로 없지만 더 말수가 적어지고 일상사에 열정이 없이 푹쳐져있는

남편,아빠를 보는 집사람과 아이들은 걱정이 많이 되는 모양이다...

 

야들아! 걱정마라...

건강검진은 다음달이고.....뭐 ...금연은 작년에, 금주는 지금부터...별문제 없을거고

일주일 금주 하였더니 좋은점도 있더라...속편하고, 저녁에 시간이 많고(지금은 익숙하지 않지만 차차 적응되겠지...)

잠도 점점 잘 자게되고... 

 

그리고

나는 술을끊은것이 아니라.....

저녁 반주하는 습관을 고치는 중이란다..ㅎㅎㅎㅎㅎ